1962년 개봉한 올드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는 전설적 실존 인물인 T. E. 로렌스의 중동 모험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광활한 사막을 배경으로 웅장한 음악과 역사, 인간의 심리를 다룬 이 작품은 영화 사상 최고의 서사극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다음에서는 결말 해석과 실제 역사와의 비교 그리고 명작을 완성한 사운드트랙을 살펴보겠습니다.

아라비아의 로렌스 결말 해석
영화는 T. E. 로렌스가 아랍 반란의 영웅으로 추앙 받다가 마지막에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는 장면으로 마무리됩니다. 다마스쿠스를 점령한 이후 로렌스는 정치적, 문화적 갈등을 느끼고 그 피로감 속에서 자기 존재에 대한 회의에 빠지게 됩니다. 아랍과 영국 사이에서의 이중적인 위치에 있던 그는 이념과 현실의 괴리와 전쟁에 대한 자기 혐오를 겪게 됩니다.
결말에서 로렌스는 자동차에 타고 조용히 사막을 떠나는데 이 장면은 영웅이라는 허상에서 벗어나 다시 평범한 인간으로 돌아가는 순간을 상징합니다. 누군가는 그를 신처럼 대했지만 정작 로렌스는 자신의 정체성과 목적을 끝내 확인하지 못한 채 떠나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사막에서의 위대한 업적이 실제로 무엇을 남겼는가 질문하는 결말은 고전 서사에 대한 반성적인 시선이기도 합니다.

아라비아의 로렌스 실제 역사와 비교
영화는 실존 인물인 토마스 에드워드 로렌스(T. E. Lawrence)의 자서전 지혜의 일곱 기둥(The Seven Pillars of Wisdom)을 원작으로 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역사와는 여러 부분에서 차이가 존재하여 비교해보겠습니다.
과장된 영웅성
영화 속 로렌스는 전략가이자 리더로서 아랍 민족을 하나로 이끄는 인물로 등장하지만 실제로는 그 영향력에 대한 학계 내 평가는 상이합니다. 일부 학자들은 영국 정부의 상징적 도구로써 평가하기도 합니다.
아랍 지도자와의 관계
로렌스와 파이잘 왕자의 관계는 영화에서 협력을 하는 동맹처럼 묘사되지만 실제로는 서로 다른 정치적 목적과 문화적 갈등이 컸었다고 전해집니다.
민족해방 vs 제국주의
영화는 로렌스가 아랍의 독립을 위해 투쟁한 이상주의자로 평가되지만 실제 역사에서는 영국 제국주의의 이중적인 외교(사익과 아랍 독립 약속 사이의 모순)가 존재했습니다. 영화는 이 사실을 일부 반영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로렌스를 중심으로 각색한 영웅에 더 가깝습니다.
다시 말해서 아라비아의 로렌스는 역사적 인물을 보다 극적이고 철학적으로 재 해석한 작품입니다. 진실보다는 인간 내면의 복잡성을 그리는데 더욱 주력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영화 음악과 사운드트랙
아라비아의 로렌스의 서사와 감동을 보다 극대화한 요소 중 하나는 모리스 자르(Maurice Jarre)가 작곡한 음악입니다. 그가 만든 사운드트랙은 영화 음악 역사상 가장 인상 깊은 테마곡 중 하나로 손꼽히는데 모리스 자르는 이 곡으로 아카데미 음악상(Original Score)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이후에도 데이비드 린 감독과 지속적으로 협업하여 전설적인 영화 음악가로 자리 매김하였습니다.
메인 테마 곡 (Main Theme)
아라비아의 사막을 가로지르는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메인 테마곡은 장엄하면서도 고독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로렌스의 감정 상태를 간접적으로 표현합니다. 웅장한 오케스트라와 반복되는 특별한 선율은 영웅 서사의 낭만과 비극을 동시에 담아내어 극찬을 받았습니다.
사막 및 전투 테마
사운드트랙은 영화의 각 장면 별로 감정을 세분화하여 작업하였습니다. 사막 장면에서는 광활함과 외로움을 느끼게 해주고 전투 장면에서는 격동과 혼돈을 음악으로 체감하게 하였습니다. 특히 타악기와 중동 풍의 선율이 조화된 장면들은 영화에 독특한 리듬감과 이국적 정서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아라비아의 로렌스는 자아와 영웅 신화, 제국주의와 민족 독립 사이의 복합적 갈등과 충돌을 깊이 있게 탐구한 작품입니다. 결말 해석과 실제 역사와의 비교, 그리고 모리스 자르의 사운드트랙 음악이 만나 이 영화는 지금도 광활한 사막 이상의 넓은 여운을 남기고 있습니다. 화려함 뒤의 공허함을 이렇게 아름답게 그려낸 작품은 거의 없을 정도로 훌륭한 명작입니다.